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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당신의 인생 그리고 나의 인생 대변자 <마우스피스>
김수현 기자  |  kshyun11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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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9  16: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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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피스’는 연극에 대한 꾸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연극열전에서 일전에 소개한 사랑, 열정, 지구환경에 대한 고민을 다루었던 <렁스> 이후 선택한 작품으로 작품 선택만으로도 연극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공연, 영화, 방송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작가 ‘키이란 헐리’의 최신작으로 2018년에 영국에서 초연됐다. ‘마우스피스’는 ‘입을 대는 부분’을 칭하는 용어이자 ‘대변자’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 제목이다. 

남주인공 ‘데클란’은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본인을 둘러싼 제약으로 꿈을 펼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리비’는 한 때 촉망받는 작가였지만 슬럼프에 빠져 글쓰기를 멈추고 살고 있는 중년의 극작가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데클란이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서있는 리비를 구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리비는 데클란의 예술적 재능을 알아보지만 데클란에게 있어 리비는 그야말로 기득권자 혹은 가지고 있는자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같은 도시에 살고 있지만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두 사람이다. 리비는 끊임없이 데클란에게 예술에 대한 지식을 불어넣어 주며 새로운 세상에 눈뜨게 한다. 이에 데클란은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리비에게 주변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아주 개인적인 자신의 모든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이에 리비는 슬럼프를 극복하고 데클란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두 인물들 사이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과 그것을 소재로 쓰여진 작품이 관객에게 동시에 전달되는 ‘메타씨어터‘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중년의 작가 ’리비‘가 쓴 혹은 쓰고 있는 작품을 보는 동시에 작품에 소재로 사용된 ’데클란‘의 삶과 선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과연 누군가의 삶을 소재로 하여 창작이라는 행위를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은 것일까? 또 그 창작물을 즐기는 사람은 과연 바른 것일까? 이 작품은 관객에게 매분매초 “창작자가 가져야 하는 예술의 진정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이 연극을 보면 영화 ’기생충‘에서와 같이 ’가난도 소비한다‘는 ’빈곤포르노‘라는 단어를 떠올르게 된다.

실제로 가난을 겪지는 않았지만 가난을 소비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극중에서 관객들은 리비가 쓴 작품을 보기위해 리비를 찾는다 그러나 리비으 작품에 소재를 제공했던 데클란은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한다. 극장의 문턱이 높거나 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 극은 이런 사회·경제적 차이가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와 권리에 있어 공평하지 않게 작용하고 그로 인해  또 다른 권력과 차별이 생겨난다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풀어나간다. 

가볍게 볼 수 있는 극은 아니지만 생각처럼 어렵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것은 바로 우리 중 누군가의 주변에서 바로 일어나고 있는 아주 객관적인 이야기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비역에는 <인간수업>을 비롯한 영화 <살아남은아이> 드라마<신입사관 구혜령>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준 배우 김여진과 섬세한 연기로 백상예술대상 연극 최우수연기상 후보에 연달아 오른 배우 김신록이 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부모와 사회의 무관심속에서 예술적 재능을 펼치지 못한 ‘데클란’ 역에는 연극<킬롤로지> <프라이드> 등 매 회 작품마다 자신의 캐릭터를 선보이며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배우 장률과 연극<히스토리 보이즈> 뮤지컬<스웨그 에이지-외쳐 조선!> 등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는 배우 이휘종이 열연한다.

2인극 무대의 특성상 배우마다 특징이 각기 다른데 개인적으로 김여진 배우에게서는 중년 작가의 여유로움이 묻어났고 김신록 배우에게서는 팔리지 않는 작가의 초조함이나 예민함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휘종배우는 정말 10대의 데클란을 보는 것 같았고 장율 배우에게서는 어른인척 하고 싶어하는 하지만 어른이 될 수 없는 데클란의 모습이 보였다. 배우마다 각자의 연기에 있어 캐릭터분석이 다르고 상대방 배우와의 조화가 다른데 어느 쪽을 선택하여 극을 봐도 좋을 것 같다.

관객으로써 이 극을 보러 가게 되지만 극이 끝날 즈음에는 제3자가 아닌 무대속의 관객인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우스피스는 오는 9월 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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