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일대에서 모르는 여성들의 뒤통수를 때려 입건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이 남성은 범행 이유로 '여성만 보면 때리고 싶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태균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29일) 폭행 혐의를 받는 조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태균 부장판사는 "범죄혐의사실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하며,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와 수사의 경과, 재범의 위험성 등을 종합해 보면,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라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조 씨는 이달 초 강남역 인근에서 길을 걸어가던 여성 4명의 뒤통수를 때리고 도망간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조 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조사됐다.

조 씨는 정신질환을 앓거나, 범행 당시 음주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체포 이후 조 씨는 범행 동기에 관해 '여자만 보면 때리고 싶다'라며 여성에 적대적 감정을 드러냈다.

경찰은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조 씨가 실제로 여성만을 대상으로 범행을 벌였는지 확인하고 있다.

강남역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 혐오 범죄'가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5월 30대 남성 김모 씨는 한 건물 화장실에서 모르는 여성을 살해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들이 나를 무시했다'고 범행 동기를 설명했다. 실제로 김 씨는 범행을 위해 30분가량 화장실에 숨어 있으면서 일곱 명의 남성은 지나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수사기관은 김 씨가 조현병 환자라며 정신질환에 기인한 범죄로 판단했다. 김 씨는 지난 2017년 징역 30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