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대 강남구의회는 지난달 8일 제231회 임시회를 열고 김명옥 의장을 선출했다. 이에 강남신문은 강남구의회 역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 선출된 김명옥 의장을 지난 7일 만나 앞으로의 의정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7대 전반기 의장단 임기가 시작됐다. 의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분야에 역점을 두고 의회를 운영할 것인가?

A.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지 23년이 흘렀다. 그동안 지방의회는 주민의 대표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중앙정부의 미진한 권한 위임과 각종 규제 등으로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기에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강남구의회는 57만 강남구민이 준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첫째, 우리구는 노후 아파트 재건축 등 구민의 복리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들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사업 추진에 있어 집행부와의 협력과 견제를 통해 ‘상생의회’가 되겠다.

둘째, 생활 속 여러 분야의 민원을 파악하고, 각종 현안 사업에 있어 구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열린의회’를 만들겠다.

셋째, 의회 고유의 기능인 입법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의무에 충실해 자치법규 등을 적시에 제·개정하고, 각종 제도 개선에 앞장서는 등 ‘정책의회’의 모습을 정립하겠다.

넷째, 예산이 적재적소에 투입되고 있는지, 낭비요인은 없는지 철저히 감시·감독해 구민의 혈세가 효율적으로 쓰이도록 ‘책임의회’의 역할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21명의 의원이 지역사회 전문가가 되도록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지원해 ‘연구하는 의회’가 되겠다.

Q. 지난 8일과 9일 열린 제7대 강남구의회 첫 의정활동인 제231회 임시회가 개원 첫날부터 파행을 겪었다. 이유는 무엇이며 앞으로 의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A. 의회는 다수의 의원들이 모여 대안과 합의를 도출하는 합의체기관이다. 의회에서의 의견 수렴과정과 논의가 때로는 더뎌 보이고, 갈등이 있는 것으로도 보이겠지만, 이는 의회가 더욱더 발전하고 성숙한 모습을 갖추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의장으로서 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의원들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 화합을 이끌어 가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조정자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바탕으로 항상 소통하고 공조해 나갈 것이다.

Q. 강남구의회의 문제점 3가지만 든다면 무엇이며 그 해결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은 집행기관과 의결기관이 분리돼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기관분립형체제이지만, 실질적으로 단체장에게 더 많은 힘이 쏠려있는 ‘강시장-약의회형’으로 형성돼 있다. 이러한 권한 불균형은 올바른 지방자치제도 정착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지방의회의 발전은 곧 지방자치의 발전임에도 불구하고 집행부는 수많은 인력과 재정적 뒷받침이 되어 있는데 반해, 지방의회는 지방의원의 전문적인 입법 활동과 전반적인 의정활동에 대한 인력 및 재정적 지원 체제가 턱없이 미흡하다. 사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하게 우리 강남구의회만의 문제가 아닌 현행 지방자치제도 하에 있는 우리나라 모든 지방의회의 고민일 것이다. 지방의회가 명실공히 지방자치 발전의 중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집행기관과 지방의회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방의회의 권한을 현재보다 확대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그 동안 논의되었던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위한 제도개선, 유급보좌관제 도입, 위원회 기능 강화 방안, 의회 운영 관련 예산 편성권 확보, 감사 권한의 지방의회 이양 등의 문제가 조속히 제도화 돼야 할 것이다.

Q. 집행부인 강남구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3가지만 꼽는다면 무엇이며 그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집행부의 문제점은 한 마디로 요약 하자면 ‘소통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구민과의 소통 부재’이다. 현재 강남구에는 구룡마을을 비롯해 대치 빗물펌프장 건설 등 주요 현안에 많은 의견과 갈등이 있다. 집행부에서는 ‘현장중심으로!’,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듣고, 대화하는 쌍방향 소통을 기본으로 모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강남구의회와의 소통 부재’이다. 집행부와 의회의 공통된 궁극적인 목적은 구민행복과 강남구 발전일 것이다. 그럼에도 집행부는 의회를 불편하고, 어렵고, 경쟁상대로 보는 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집행부에서는 의회를 파트너로 인식해 각종 주요 정책에 있어 수립-진행-완료까지 의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이해하며 힘을 합치기를 기대한다.

셋째, ‘강남구청 내부 부서간 소통 부재’이다. 각종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담당부서와 관련부서 간 협조는 행정의 신뢰성과 일관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함에도 부서간 이기주의가 있어 보여 개인적으로 매우 아쉽게 생각된다. 앞으로 각종 사업추진, 민원해결, 규제혁파를 위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강남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 2가지를 든다면 무엇이며, 그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첫째, 구의 건전재정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재산세 공동과세로 구의 세수가 감소됐고,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거래부진과 공동주택 가격 하락 등으로 재산세, 등록면허세의 세입이 감소되는 추세에 있다. 반면 사회복지분야의 세출예산 증가와 유지관리비 등 경직성 경비의 지출은 상당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돼 머지않아 우리구의 재정이 어려워 질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앞으로 세입추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비가 절실한 실정이며 재정수요에 대비해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한정된 재원에 대한 효율적 배분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둘째, 강남구의 비전을 만들고 이를 위한 방향성 제시가 필요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열풍에 힘입어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음에도 아직까지도 ‘강남다움’이 명확하지 않다. 강남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과 커다란 밑그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체장과 의원이 바뀌더라도 견고한 설계 아래 강남구가 흔들리지 않고 순항할 수 있도록 ‘강남 100년’에 대해 의회와 집행부가 한 마음으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의장께서는 신연희 구청장 체제에서 제6대 강남구의회 의정활동을 해왔다. 의장으로서 구청장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신연희 구청장은 지난 4년간 노련한 행정전문가로서 불법퇴폐업소 일소 등 선진시민의식 정착운동, 관광 활성화 등 강남구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관광정보센터 건립, 트롤리버스 도입, 의료 관광활성화 등 관광 분야에 역점을 두고 많은 사업을 진행해 오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사업을 발굴하고 진행하는 데 급급해 강남구의 10년, 100년의 청사진과 비전을 만드는 장기적인 정책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행정가로서의 구청장은 보이지만, 미래를 향한 목표와 비전을 보여주는 리더로서의 역할은 다소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구청장은 우리 구민과 강남구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커다란 밑그림과 방향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다음은 역시 소통의 문제이다. 구청장의 소신을 부정하지 않지만 지나친 소신은 아집이고, 고집이다. 우리 의회에서 집행부 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청장은 이러한 사항에 대해 귀를 기울이기 않는다고 생각한다. 주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에도 그러한데 일반 주민의 입장에서는 어떻겠는가?  따라서 구청장은 지금보다 훨씬 유연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귀를 열어 항상 우리 의회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식해 함께 힘을 모아 우리 강남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인사문제이다. 우리 의회의 사무국장이 상당기간 공석에 있었다. 반면에 사무국장과 같은 직급의 모 국장은 보직도 없이 소중한 세금만 축내고 있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겠는가? 비록 직원이 구청장의 마음에 안들고 공보다 과가 많았다고 하더라도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관리자의 역할일 것이다. 앞에서 말한 사항은 일례에 불과하다. 인사문제에 있어 최선은 없다. 그러나 차선은 있다고 생각한다. 구청장은 앞으로 인사문제에 더욱 진일보하고 투명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Q. 강남구의회가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같은 평가에 대한 의장의 견해와 대책은 무엇인가?

A. 지방의회의 사명은 지역발전과 주민 복리증진에 있다. 이를 위해서 강남구의회는 엄격한 아버지, 자상한 어머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행정에 있어 집행부의 권한과 책임을 존중해 집행부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잘못된 부분은 엄격히 지적해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강남구의회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강남구의회는 3개의 상임위원회(운영위원회, 행정재경위원회, 복지도시위원회)와 특별위원회 체제 하에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각종 안검심사 등에 있어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를 해왔다. 하지만 소수의 위원들이 짧은 시간 내에 복잡·다양한 구정 현안을 다루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상황 변화와 구민의 다양한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에 강남구의회 의장으로서 의회의 합리적인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Q. 끝으로 동료 구의원들과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저보다 덕망과 인격을 두루 갖추신 훌륭한 의원님들이 많이 계신데도 저를 의장으로 뽑아주신 동료의원님들과 강남구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강남구의회 사상 첫 여성의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늘 기억하며, 의장으로서 품위는 지키되 57만 강남구민과 우리 의원님들을 위해 함께 뛰는 심부름꾼이자 동반자로서 겸손을 잃지 않겠다. 구민 여러분께서도 강남구의회가 구민과 함께 소통하는 의회로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 애정 어린 충고를 당부 드린다. 앞으로 우리 강남구의회는 구민에게 편안한 의회, 열린 의회, 소통 하는 의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 큰 성원과 가르침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