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 강남갑)

다음 주 수요일인 3월 3일이면 북한인권법 제정 5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 인권 실태는 참혹하며 같은 동포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해결에 나서야 할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인권을 외면한다는 비난을 받을 때마다 ‘실질적 인권’ 개선이 중요하다는 논리를 들고 있다. 도대체 실질적 인권 개선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정부가 오해를 벗을 간단한 방법은 있다. 북한인권법의 핵심인 북한인권재단을 하루빨리 출범시키면 된다.

재단 설립을 위한 이사진 구성 절차가 명시된 곳은 없으나 정부 부처가 국회에 먼저 이사 추천 공문을 보내는 것이 관례로 되어 왔다. 통일부는 과거 2016년 8월부터 2020년 3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이사 추천 공문을 국회에 보냈으나 여야 교섭단체의 추천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재단 설립이 불발되었다고 설명해왔다. 통일부는 21대 국회 개원 이후로는 국회에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

지금은 지나간 일을 탓하기보다 하루빨리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해야 할 때다. 오늘 국민의힘은 교착된 상황을 풀기 위해 야당 교섭단체 몫으로 정한 이사 5명을 단독 추천한다.

앞서 국무회의에서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북한인권재단 출범과 관련해 “이사 추천 등 국회에서 뜻을 모아주면 재단이 출범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정부는 재단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 구성, 정관 제정, 예산 확보, 사무실 임차 등 행정적 조치를 해왔기 때문에 재단 출범에 대한 국회 입장만 정해지면 재단 출범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야당의 입장은 정해졌다. 이제 공은 여당과 정부에게 넘어갔다.

이달 22일부터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 이사회가 열리고 있고, 3월 중 북한인권을 의제로 다룰 것이다. 미국 톰랜토스 인권위원회는 북한인권 청문회 개최를 예정하고 있으며, 6월에는 영국에서 민주주의 10개국 정상회의가 예고되어 있다. 이처럼 미국과 국제사회에서는 민주주의와 북한인권 문제를 강하게 다루려고 한다.

우리 정부는 더는 북한인권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이제 과거는 잊고, 야당이 먼저 이사를 추천하니 여당도 이에 답하길 바란다. 말로만 하지 말고 여당과 통일부는 신속한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북한 인권을 소홀히 한다는 오해와 염려에서 벗어나야 한다.

2021년 2월 24일

국회의원 태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