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개망초꽃이 소복을 하고 산과 들을 덮고있는 유월이 오면 잊었던 아픔이 되살아난다. 때가되면 도지는 가슴앓이처럼 유월의 초록은 항상 슬픔으로 다가온다. 불운했던 시대 징집영장을 받고 나간 아들이 사흘만에 전사통지서로 되돌아오고, 구리빛 젊음은 70여년이 지나 입원실 링겔수액에 연명하는 백발 노인으로 변했다,

6월 보훈의 달이 되면 정부차원에서 현충일 추념식을 비롯한 각종 추모행사, 보훈가족 위로, 국군장병 위문 등 각종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점점 옅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충일 추모식장에는 추모식 관련기관 단체장과 보훈단체장, 상이군경과 전몰군경의 유족 미망인등 대부분 70, 80대의 백발이 성성한 보훈대상자들만 참석을 하고, 진정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호국영령들을 추모해야 할 일반국민들은 관심조차 없고 거의 참석을 하지 않고 있다. 국가보훈처에서 매년 실시한 국민 보훈의식지수 조사 결과를 보면 100점 만점에 평균 70점대 이하로서 보훈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저조한 실정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풍요로운 대한민국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빼앗긴 국권을 되찾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을 이룩하며 국민 개개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민주국가를 이룩하는데 광복, 조국수호, 민주사회를 이루기 위해 수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이러한 희생자의 영령을 추모하는 날이 현충일이다.

오는 6월 6일 제64회를 맞이하는 현충일은 단순한 공휴일이 아닌 추모의 날이다. 일년에 단 한번만이라도 오늘날 나의 삶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하였는지 생각하며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지역 보훈공원이나 군경묘지, 충혼탑을 참배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교육은 백년대계요, 문화는 천년대계이며, 보훈은 만년대계’ 이다. 세계 역사상 최대 제국을 건설한 징기즈칸의 군대가 그토록 용맹하였던 것은 ‘전사한 장졸들의 자녀들을 궁으로 데려와 징키즈칸의 자녀들과 똑같이 양육하라’는 징기즈칸의 칙명이 바탕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나라를 위하여 희생한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을 돌보는 국가보훈은 나라를 번영케 하고 우리 모두의 삶을 지켜주는 가장 큰 방패막이 이였던 것이다. 보훈은 내가 아닌 남과 공동체를 위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며, 국민들의 공동체의식과 정체성을 배양하고 안보역량을 강화하여 국가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고도의 상징적 국가기능으로 선진일류국가의 기본이다.

1956년에 건립된 서울시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Seoul National Cemitery)에는 충혼당, 위폐봉안관, 유품전시관의 보훈시설과 박정희, 김대중 등 국가원수묘역, 애국지사묘역, 국가유공자묘역 등이 안장되어 있으며, 소나무, 잣나무 등 43종의 관목이 어우러져 있고, 참새, 직박구리 등 26여종의 조류와 할미꽃, 옥잠화 등 수십종의 야생화가 만발하여 있는 자연생태 친환경 보훈공원이다.

이번 현충일에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놀이공원과 극장 구경 대신 서울 보훈시설의 상징이며 대한민국 보훈성지의 요람인 9호선 동작역 8번 출구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Seoul National Cemitery)을 방문하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진정한 마음으로 추모하고, 보훈가족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갖는 현충일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