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화전농

                            금종성

 

“비가 올라나 눈이 올라나”

아우라지 노래 가락이 넘쳐흐른 다

양지바른 계곡 너와 지붕에 햇살이

무겁게 내려 앉으면

바람도 쉬었다 가고 구름이 훌 적

산을 넘고

태양의 아들 콩알은 바람을 노래하고

아무도 찾지 않는 화전 가옥

외로운 역사는

사라진 영혼이 된다

 

 

상실의 터전도, 가정과 혈연은

강물에 흘러갔고

늙어빠진 웃음은 허탈한 주름 되어

손등을 지네처럼 기는 세월을

들국화 꽃잎에 털고, 들리는 노래는

마디마디 늙은 관절에서 부르는 소리뿐

저 밑 강바닥에서 올라오는 석양을 보면

다가오는 등잔불이 두렵지만

창살 두드리는 햇살 따라

산새 노래에 화전농의 하루가

눈에 들어온다.

 

 

 

 

 

프로필

 

시인

용인문인협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