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소방서 예방과장 소방령 박철우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생존용품”에 대한 매출이 급증하고, 최근 경북 경주에서의 잦은 지진으로 “지진용품” 판매업이 특수를 누린다는 뉴스가 종종 보도되곤 하였습니다.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라는 생각으로 관련 용품의 구입이 급증하였지만, 일상생활에서 우리 주위에 항상 도사리고 있는 화재의 위험성에 대하여는 예민하게 대응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2015년의 경우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의 26%가 아파트 등 주택에서 발생하였으며, 화재로 인하여 전체 사망자 253명 가운데 66%인 167명이 아파트 등 주택에서 귀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파트에는 자동화재탐지설비 등 소방시설이 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설치가 되고 있으며, 2012년부터 그 외의 주택용도인 건물에는 기초소방시설(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였지만 사망자 수의 감소율은 연평균 –4.7% 정도 감소된 수준이며,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의 화재 사망자가 오히려 2.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필자의 경우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주방 근처에 추가로 설치한 단독경보형감지기 덕분에 화재를 초기에 발견하여 추가 피해를 막은 사례가 있어서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아파트에 대하여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추가로 설치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라는 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인 서울특별시 강남구에서 지난 10년간 아파트 세대 내부에서 발생한 화재 318건을 모두 조사한 결과, 거주자가 잠을 자고 있거나 다른 방에서 활동하고 있을 때 발생한 화재 213건 중 103건(48.4%)은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작동되어 초기에 화재를 발견하여 대피하였을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아파트는 각 층마다 화재 시 경보음을 발생하는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철재로 된 현관문, 현관과 거실 사이의 중문, 침실의 방문 등으로 화재 시 경보음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세대 내부에 경보음을 발생하는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추가로 설치할 경우 화재를 빠르게 발견하여 대피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피난용품”임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아파트에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추가 설치할 경우 위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소방시설이 없는 그 밖의 주택용도의 건물일 경우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여러분의 바로 옆에서 24시간 화재를 감시하고 경보해주는 최고의 안전용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평생 한번 일어날까 말까하는 자동차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매년 수십만원의 자동차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관련 용품을 검색하면 ‘10년간 작동하는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커피 한잔을 마실 비용으로 1년간 화재로부터 더욱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됩니다.

불조심 강조의 달인 11월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16년,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아파트에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하고, 부모님과 자녀분이 거주하는 공간에 화재안전을 선물한 한해로 마무리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강남소방서 예방과장 소방령 박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