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이 서울시에게 봉은사 소유였던 한전부지를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원회(이하 환수위)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한전부지 환수 기념법회’를 열고 서울시가 한전부지 개발 인허가를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환수위는 한전부지 개발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10일과 14일 서울시청을 방문해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조계사·봉은사를 비롯해 용주사·봉선사·도선사·화계사 등 불교 신자 1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이날 법회에서 환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은 “한전부지 환수 기원법회를 봉행하는 것은 과거 서울시가 불교계에 행한 잘못을 바로잡는 역사 바로 세우기이자 불교의 자주권과 존엄을 회복하는 거룩한 법석”이라며 “지금이라도 서울시는 과거 강남권 개발과 봉은사 토지 불법 강탈 사기극에 대해 전체 불교도들 앞에 참회하고 개발 인허가 과정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수위에 따르면, 1970년 상공부 장관과 서울시장은 상공부 청사를 강남으로 이전할 목적으로 봉은사 토지 10만평을 매입했다. 이후 1984년 한국전력이 이중 2만 5000여 평에 입주했다. 조계종은 1970년 당시 상공부가 강압적 분위기로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를 협박해 토지를 강제 수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지현 스님은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르면 사찰 토지에 대한 처분은 사찰주지가 책임을 지고 문공부와 종단의 승인을 얻도록 돼 있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실권리자가 아닌 총무원과 서울시 도시계획과장 간 계약을 통해 봉은사 경내지 10만평을 매입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에 “현대차의 부지개발계획 관련 개발 인·허가 절차를 중단하고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한 공동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환수위는 이날 법회에 이어 토지강탈 원인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제2차·3차 기원법회와 100만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