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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의 조속한 시행을 기대하며
국민연금공단 강남역삼지사장 서인필
부산의 영도다리는 과거 다리 밑을 지나가는 큰 배의 통행을 위해 하루에 몇 차례씩 다리가 들어 올려졌다. 지금은 영도대교가 새로 건설됐는데 지난 시절을 되새기고자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건설한 후, 요즘은 하루 정오 한차례 다리가 들어 올려 진다.
필자가 부산을 여행하는 중에 영도다리 근처에 운집한 사람들의 모습에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 무리 속에 어울렸다. 대부분이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었는데 다들 지난 시절 어렵게 살던 시절을 회고하고 계셨다. 얼굴주름이 여유롭게 살고 계시지 않음을 외모로 계신 그분들을 바라보며 ‘우리나라를 오늘날 이렇게 잘 사는 나라로 변모시킨 장본인들인데…….’하는 생각에 감정이 울컥하며 마음속으로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씁쓸히 발걸음을 돌렸다.
그렇다. 그분들이 목숨 걸고 원양어선을 타고, 월남전에 참전해 우리를 키웠고, 공부시켰고, 우리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젊음을 바쳤다. 그러다보니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는데 그 어르신들 덕에 우린 잘 먹고 잘살면서도 아무것도 보상을 해 드리지 못했다.
2011년 통계를 보면 65세 노인의 빈곤율이 48.6%로 OECD 국가 중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국민연금제도도 1988년에 시작하다 보니 참여할 기회를 놓쳐 그림의 떡이고 설상가상으로 후 세대의 부모 부양의식은 거의 실종돼 우리들의 노 영웅들의 모습은 참으로 초라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 정부에서 만65세 이상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20만원으로 확대해 금년 7월부터 지급할 수 있도록 지난해 기초연금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런데 국회는 작년 마지막 날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예산(안)만 통과시키고 법안 통과를 보류해 한시가 급한 어르신들에게 마음 편히 좋은 소식을 드리지 못하고 국회의 처분만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이제 곧 2월 국회가 열린다. 이번 2월 회기 중에 반드시 법안이 통과돼야만 7월 연금을 지급할 수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하위법령 재정비를 비롯한 전산 등 행정시스템을 갖추는데 최소한 4개월은 소요된다.
정치인들이 노인들을 위한 기초연금 제도를 정쟁 도구로 사용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부방안이든, 국회 수정방안이든 어떤 내용으로라도 충분한 심의를 거쳐 좋은 결과를 2월중에는 꼭 도출해 법안을 완성해주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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