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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지금 우리는 한자문맹에 가깝다. 일상문자생활에서 지필묵이 사라진지도 오래다. 이런 분위기 속에 우리는 서예하면 어렵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해왔고, 한국서예는 없거나 있다고 해도 중국서예의 아류로 간주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이번 전시는 ‘한자’와 ‘서예’, ‘한자서예’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한국서예역사야말로 우리나라 문자디자인 내지는 타이포그라피의 역사임을 생생하게 확인하는 현장이다.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3월 4일까지 ‘해동서성 김생 선생의 1300주년 특별전’이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통일신라, 고려시대, 조선전반기, 조선후반기 등 4번에 걸친 시대구분을 통해 글씨미학을 넘어 우리 미의식의 근저이자 보편의 역사를 깨닫는 계기가 마련됐다.
서예역사에서 중국의 왕희지와 비견되는 한국의 김생 선생은 왕희지가 이전의 전(篆) 예(隸)를 토대로 위(魏) 진(晉) 이래의 글씨의 법(法)을 세웠다면, 통일신라 이전의 삼국 글씨를 토대로 왕법(王法)과 당법(唐法)까지 하나로 녹여 우리나라 서예(書藝)의 법(法)을 처음 세운 사람이다.
전시작품은 현재 도난상태인 국보238호인 안평대군의 <<소원화개첩>>과 같은 작품이 담긴 ‘대동미적첩’, 국가지정 보물13점 등 한국서예걸작 30점, 조선시대 김생 계승관련 유물 20여점을 포함 총 5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 등 전국 개인 사찰 문중 국공립, 대학박물관 30여 곳에서 협력한 것이다.
주요작가로는 통일신라 김생을 시작으로 고려 탄연, 조선의 안평대군, 한석봉, 윤순, 김추사 까지를 대맥(大脈)으로 선조, 영조, 정조등 어필(御筆), 황고산, 양봉래와 같은 광초(狂艸)작가, 이황, 허목, 송시열, 송준길 등 도학자(道學者), 서산대사와 같은 선승(禪僧), 강세황, 이인상등 화가(畵家)와 같은 서예역사의 필신(筆神)들이 처음 한자리에 모였다. 문의 580-1300. < 저작권자 © 강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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