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임낙희 강남우체국장 앞으로 배달된 우편봉투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프랑스 소인이 찍힌 우편봉투가 오전 11시 경 내용물을 확인하는 엑스레이 투시과정에서 백색가루가 든 것으로 판독됐다. 우체국 운영실장은 탄저균 등 생화학테러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오후 3시 10분경 인근 수서경찰서에 신고했다.

문제의 봉투가 경찰서에 넘겨지자 소방서와 군, 구에서 긴급 출동했다. 수서경찰서에 “건물 내에 있는 전 직원과 민원인들은 모두 건물 밖으로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오며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수도방위사령부와 기무사 등 군인 수십 명이 방독면을 착용하고 경찰서 내부 제독 작업을 벌였다.

생화학 테러의 위협에 대비해 경찰, 119 특수구조대, 수도방위사령부 화생방 신속대응팀,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긴급회의를 열었다. 관계자들은 안전을 위해 우편봉투를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옮겨 분석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봉투 안에 가루는 없었다. 보건환경연구원이 독극물 제거 과정을 거쳐 봉투를 열어 보니 안에는 A4용지 한 장짜리 영문 편지와 소인이 찍힌 프랑스 우표 84장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나는 우표 수집가인데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보고 한국을 알게 됐다. 프랑스 우표를 보내줄 테니 한국 우표를 보내달라 ”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강남우체국 관계자는 “엑스레이 상 우표가 수십 장 겹쳐 있는 모습을 가루가 퍼져 있는 것으로 오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