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에 의하면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이 화성-17형이 아닌 15형을 발사했다’고 최종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말해 북한이 25일 공개한 발사 영상은 앞서 실패한 ‘화성-17형’ 체계 개발 시험 때 촬영한 것으로‘짜깁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이 이번에 성공한 미사일이‘화성-17’이냐‘화성-15’이냐 하는 논쟁이 일고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미 군 당국이 개입하여 입장을 내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북한은 이러한 논쟁에 별다른 대응 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두고 보라는 식이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첫째로, 화성-15형이냐 화성-17이냐가 아니라 북한이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이다. 논쟁이 계속되면 오히려 북한은 성공을 인정받으려고 가까운 앞날에 미사일을 재발사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향후 위성 발사이든 화성-17형 재발사이든 성공을 인정받을 때까지 발사를 이어갈 것이다.

  둘째로,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와 압박, 경제난 속에서도 북한의 ICBM 기술이 예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이번 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1만2,000∼1만5,000㎞를 비행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들 이견이 없다. ICBM급 클러스터링 기술에서도 커다란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음이 입증되었다.

  셋째로, 이번 미사일 발사로 미국과의 전략적 힘의 격차가 줄어들어 향후 미북 협상이 재개되면 시작부터 협상의 목적이‘비핵화가 아니라 핵 군축’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추가 ICBM 발사이든 위성 발사이든‘엔진 4개를 묶은 화성-17형 ICBM 발사 성공’을 보여주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금부터 우리는 북한이 화성-17에 성공했다고 가정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한미 군 당국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모호성 유지해야 한다.

2022년 3월 29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태영호